​양평 신화리 주택

서울에서 40분 거리에 있는 부지는 발을 디딜 수도 없을 정도로 잡초가 무성한 곳이었다. 눈에 띈 것은 산이 보여주는 색이었다. 소나무, 전나무 밤나무가 많은 이곳은 흙과 나무의 갈색과 녹색이 보이는 곳이었다. 누군가에 의해 땅은 이미 높여져 있었다. 지어질 건물은 불가피하게 산의 일부를 가려 원래의 경치를 차지해야 했다.

산과 어우러지는 재료를 찾는 것이 중요한 과제중 하나였다. 오랜 고민과 디자인 과정 끝에 선택한 재료가 지금의 산화동판(pre-patinated copper)이다. 땅이 가지고 있는 황토색과 나뭇잎의 녹색을 닮아가는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줄 수 있는 재료이기 때문이다. 색이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동판과 나무 데크는 별도의 관리 없이 자연과 동화 될 수 있다. 산화동판은 금속광택이 나는 갈색바탕에서 차츰 광택이 없어지면서 녹청이 올라오는데, 지금은 광택과 비광택 부분이 있어 빛의 각도에 따라 색이 다르게 보인다. 이른 아침 동쪽 입면은 밝은 동색이, 안개가 낀 아침에는 더욱 짙은 녹색이 올라온다. 이런 작은 변화는 주변 자연을 더욱 즐길 수 있게 한다.

 

경사진 땅은 북쪽을 바라보고 있었고, 도시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막힘없는 경치가 있었다. 자연의 경치를 보기위해 북쪽에 큰 창을 내는 보편적인 결정은 건물의 환경적 면에서 모순 이였다. 건축주에게 거실은 경치를 즐기기 위함 보다는 내부에서 일어나는 여러 행위들이 주된 목적인 공간이었다. 경치는 거실의 앉은 눈높이의 작은 창, 2층 계단옆 창, 그리고 서재에서 쉼과 동선 사이에서 문득 볼 수 있는 창들로도 충분하였고, 큰 전경는 정원과 거실앞의 테라스를 통해 적극적으로 즐길수 있도록 배치하였다.

 

환경 - 자연

건축주의 바람대로 집은 정 남향을 바라보게 설계 되어 큰 창을 통해 빛을 거실로 충분히 들일 수 있었다. 거실의 창은 서쪽으로 갈수록 점점 줄어들어 부엌과 서재를 바깥의 시선과 빛으로부터 가려주기 시작하고 북쪽을 향하면서 환기와 전경을 위한 창을 남겨두기 위해 다시 조금씩 높아지기 시작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건물의 사선을 만들어 내었다.

남쪽 거실의 드리워진 지붕과 테라스는 차양처럼 여름의 해를 가려주고, 겨울의 깊은 해는 실내로 들여준다. 10 – 15% 정도 더 성능을 낼 수 있도록 단열재의 두께와 종류를 선정하였다. 단열에 충분히 신경쓴 만큼 여름철에 지붕은 쉽게 더워지지 않았고 겨울철에 실내를 쾌적하게 지속시켜주며 열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공간 구성과 실내

 

실내 33평의 비교적 작은 규모의 집안에는 건축주의 요구 사항에 따라 여러 기능의 공간들이 담겨야만 했다. 전원생활에 더불어 사색적인 피정 생활과 출판사 업무, 그리고 소규모 공동체 모임이 가능한 공간들을 필요로 하셨고 이는 공간 설계의 출발점이 되었다.

그러나 이 모든 행위들이 동시에 일어나지 않음을 고려했을 때 각 실의 기능에 따른 개별된 공간들보다는 하나의 공간이 여러 기능을 담당할 수 있는 디자인 솔루션을 발전시키게 되었다.

 

실제로 아담한 크기의 거실에는 높은 천장고를 이용하여 모임 공간으로 이용할 때 좁게 느껴지지 않도록 하였으며, 오픈 플랜의 주방을 이용해 필요에 따라 거실의 크기를 조절하여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였다. 주방 뒤편의 서재는 거실과 연결되어 있되 시각적으로 차단되어 사색과 독서에 적합한 공간을 구성하였다. 1층은 거실, 부엌, 화장실 그리고 서재로 구성되어 동적인 생활을 담고 있으며 2층은 방들과 욕실을 두어서 정적인 쉼의 공간들로 프라이버시를 구분하였다. 노출콘크리트의 실내는 큰 장식 없이 여러 공간에 어울렸으며, 외장재와 같은 재료의 조명등을 이용하여 외부의 느낌을 실내에 까지 이어갔다.

 

지금 정원에는 나무가 심어지고 있고 텃밭이 가꾸어 지고 야생화가 피고 있다. 익숙해지는 만큼 또 변하면서 건물과 사람, 자연이 같이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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